글을 쓸까 말까 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괜히 쓰고 있나 싶기는 한데요. 분명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만 해도 아무 회사나 가서 일해야지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몇 번의 서류 통과, 몇 번의 면접 통과 이후에는 갑자기 눈이 너무 높아져서 아무 곳이나 가기 싫어지더라구요. 어떤 시작을 해야 소위 말하는 커리어가 꼬이지 않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건 그다지 좋은 변화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가고 싶었던 회사는 면접에서 떨어지고 굳이 가고 싶지 않았던 회사는 항상 최종합격까지 했었으니까요. 어느새 아무데서나 일 시작해야지 하던 패기는 없어지고 남들도 가고 싶어하는 그런 회사를 남들처럼 준비하느라 시간만 잔뜩 흘러갔습니다. 어느덧 제대로 된 경력도 없이 졸업하고 반년이나 지났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서 정말 아무곳이나 가는게 더 힘들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졸업하고 6개월간 놀기만 했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나름대로 코딩 테스트도 봤고, 테스트 준비를 위해서 알고리즘 테스트 문제도 꾸준히 풀었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를 답답함은 계속 있었어요. 이게 잘하는 짓인지, 공부량이 부족하진 않은지 등등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이 맞는 방향인가에 대한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부트캠프를 찾아서 지원을 했습니다. 달려갈 힘은 있는데 방향을 모르겠으니 그걸 좀 도움을 받아보자는 심정이었죠. 사실 아직은 1일차라 여전히 이게 맞는 방향인지 잘은 모르겠다는게 함정이지만요.
커리큘럼 자체는 상당히 빡빡합니다. 개인공부시간과 코칭시간을 포함해서 정규시간만 9시 ~ 18시 까지 9시간이 매일 잡혀있으니까요(점심시간 1시간은 제외합니다). 거기다 주변에서 부트캠프 수료했다는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다들 그냥 공부하고 자고 공부하고 자는 생활을 6개월간 반복했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약간 긴장을 한 상태로 수업이 진행이 됐고, 엄청 바빴습니다. 이것저것 사용하는 플랫폼도 엄청 많고 퀴즈에 과제에 안써본 툴에 새로운게 막 쏟아지니까 정신이 없었죠. 거기다 공부해야할 양은 또 너무 많아서 이게 정녕 하루만에 사람이 끝낼 수 있는 양인가? 이건 말이 안된다 싶었습니다. 근데 진짜로 아니었습니다. 혼자서 4일치를 하려고 하고 있었더라구요. 어쩐지 진도가 상당히 늦다 싶었습니다. 3시가 되도록 한 챕터를 안넘어가니 설마 남은 3챕터가 다 개인 공부로 채워야 하는 양인가 했는데 오늘 하는게 아니더라구요. 천만다행이었습니다. 혼자서 개그를 한 편 찍었네요.
퀴즈나 과제는 일단은 쉬웠습니다. 제가 아예 베이스가 없는 것도 아니고 다 듣지는 못했지만 KOOC에서 딥러닝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다는 몰라도 대충 들은 건 있었거든요. 큰 도움은 안될지라도 최소한 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수업은 뭐랄까... 이론이나 개념보다는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배우는 느낌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처리를 함에 있어서 이런 이런 개념이 있는데 이걸 위해서 우리는 오늘 이런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같은 느낌이랄까요. 빠른 진도를 위해서는 상당히 좋은 방법이겠지만 진도를 한 번 놓치는 순간 끝도 없이 밀려버리는 방법이라 걱정이 좀 됩니다. 애초에 성향 자체도 저는 이론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한 최대한 자세하게 배우는 것을 선호해서 그런 타입도 약간 안맞는 것 같기는 합니다. 아마 혼자서 공부해야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늘어날 것 같네요.
디스커션 타임이 한 번 있습니다. 조를 정해주고 주제를 정해준 다음 해당 내용에 대해 짧게 토론을 하는 건데요. 첫 날이라 다들 어색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개발이라는 직무 자체가 소통이 정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못하도록 하는 요소가 상당히 많거든요. 약간 선입견이긴 합니다만 이 직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외향적인 사람들도 아니구요. 물론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사교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확 다가가는 걸 잘 못할 뿐 다들 친구도 있고 사람들이랑 잘 지내요. 거기다 코로나로 인해서 더더욱 사람들을 만날 일이 없어지는데 이렇게 대화할 일이 생기는 건 좋은 일이죠. 은근히 사람이랑 대화를 하는게 정신건강에도 좋은 느낌이구요.
막상 적고 보면 딱히 하루에 한게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정말 잘갑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제 주간에 운동을 못하니 새벽에 운동을 가기 위해서 6시 전에 일어나서 bcaa만 타서 운동을 가고 있으니 오랜만에 통학하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사실 잠을 몇시에 자든 새벽에 일어나면 엄청 피곤합니다. 잠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고 해서 낮이나 초저녁에 피곤하진 않은데, 새벽에 일어나면 전날에 8시간을 잤든 10시간을 잤든 아침 점심이 약간 피곤해요. 그래도 집에서 계속 생활패턴이 뒤로 밀리는 것 보다는 이렇게 아침으로 고정되는게 건강에는 더 좋겠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 효율을 못챙기는 건 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후기랍시고 적었는데 막상 부트캠프에 대해서 한 얘기는 별로 없네요. 아직 하루 밖에 안했으니까요. 매일 이렇게 후기를 작성하진 않겠지만 뭔가 느껴지는게 있을 때 마다 종종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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